기사일주己巳
뱀처럼 지혜로운 밭, 실속과 통찰의 결합
기사일주는 어떤 그림인가
기(己)는 사람이 갈아 쓰는 낮고 부드러운 밭이고 사(巳)는 한낮에 오르는 불입니다. 불이 흙을 데우니, 이 사주는 볕이 잘 드는 남향 텃밭입니다. 큰 산처럼 위엄이 있지는 않지만 실제로 곡식이 나는 것은 이런 땅입니다. 기사일주가 겉보기보다 훨씬 알차게 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사화가 지닌 성질입니다. 뱀은 소리 없이 다가가 한 번에 판단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순한 얼굴로 앉아 있으면서 방 안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이미 다 그려두고 있습니다. 순하다는 평과 만만치 않다는 평이 동시에 따라다니는 것이 이 일주의 운명입니다.
타고난 기질
기사일주는 손해 보는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웃으며 넘어가지만 그 관계에 들일 시간과 마음을 조용히 줄여버립니다. 싸우지 않고 멀어지는 것이 이 사람의 방식입니다. 판단이 빠르고 대체로 맞습니다. 특히 사람을 보는 눈이 정확해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내린 평가가 몇 년 뒤에도 뒤집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 판단을 입 밖에 내지 않으니 주변에서는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억울하게 오해를 삽니다. 아무 말 없이 잘 지내다가 어느 날 선을 그으면 상대는 배신당했다고 느끼지만, 정작 이 사람 안에서는 몇 달 전에 이미 끝난 일입니다. 실용적인 것에 강합니다. 폼 나는 일보다 남는 일을 고릅니다.
배우자궁과 인연
일지의 사(巳)는 영리하고 화려한 자리이며 나를 데워주는 불입니다. 기사일주는 자기보다 똑똑하다고 느껴지는 상대에게 마음이 갑니다. 외모보다 말이 통하는 것, 화제가 끊기지 않는 것이 이 사람의 조건입니다. 결혼 후에도 서로 배우는 것이 있어야 관계가 식지 않습니다. 조심할 것은 이 일주가 속을 잘 내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서운한 일을 말하지 않고 혼자 정리해버리니, 배우자는 어느 날 갑자기 벽을 만납니다. 한 달에 한 번은 계산을 끝내기 전에 소리 내어 말하십시오. 인연은 일터나 배움터에서, 그리고 초여름에 닿기 쉽습니다.
재물과 직업
기사일주는 큰 한 방보다 확실한 여러 개로 재산을 만듭니다. 월세 몇 곳, 부업 두어 가지, 오래된 거래처 몇 군데처럼 줄기가 여럿인 구조에서 이 사람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빨리 불립니다. 중개와 유통, 교육과 컨설팅, 요식과 식품, 보험과 금융처럼 사람 사이에 서서 값을 만드는 자리가 이 사주의 밭입니다. 숫자에 밝아 남의 사업 구조를 금방 파악하는데, 이 재능으로 남을 돕다가 정작 자기 것은 늦게 시작하는 것이 흔한 아쉬움입니다. 삼십 대 후반에는 반드시 자기 이름으로 된 것을 하나 만들어 두십시오. 그리고 이 일주는 정보를 공짜로 나눠주다 밥그릇을 잃는 일이 잦으니, 아는 것에 값을 매기는 연습을 하십시오.
조심할 것
뱀은 무리 지어 다니지 않습니다. 기사일주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정리하다가 어느 순간 곁에 아무도 없는 상태가 됩니다. 손익이 맞지 않는 관계도 얼마쯤은 남겨두십시오. 그중에서 뜻밖의 귀인이 나옵니다. 건강으로는 심장과 혈압, 위장, 그리고 눈이 약한 편입니다. 특히 이 사주는 스트레스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속에서 태우기 때문에 겉으로 멀쩡하다가 한 번에 크게 앓습니다. 또 하나, 이 일주는 확신이 서면 남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판단이 대체로 맞기 때문에 생긴 습관인데, 틀리는 그 한 번이 대개 가장 큰 건입니다.
기사일주로 잘 사는 요령
첫째, 결론을 말하기 전에 과정을 보여주십시오. 이 사주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이유는 늘 결과만 통보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는 것을 정리해서 파십시오. 강의든 글이든 자료든, 머릿속에 있는 것을 형태로 만드는 순간 이 일주의 수입 구조가 바뀝니다. 셋째, 손해를 감수하는 자리를 일 년에 한 번은 만드십시오. 계산 밖의 인연이 거기서 옵니다. 넷째, 노란색과 붉은색을 가까이 두고 중요한 일은 남쪽에서 벌이십시오. 다섯째, 몸을 데우는 것보다 식히는 데 신경 쓰십시오. 이미 볕이 충분한 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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