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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미일주癸未

양을 몰고 가는 이슬비, 다정한 인도자

일간 계(癸) · 일지 미(未) · 육십갑자 20번째

계미일주는 어떤 그림인가

계(癸)는 이슬이나 가랑비처럼 적고 부드러운 물이고 미(未)는 여름 끝의 메마른 흙입니다. 흙이 물을 빨아들이니, 명리에서 이 관계는 나를 붙잡고 부리는 힘입니다. 가는 비가 마른 땅에 내리면 땅은 촉촉해지지만 비는 사라집니다. 계미일주의 인생이 늘 누군가를 살리는 쪽으로 흐르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이 사람 곁을 지나간 사람들은 대체로 형편이 나아져 있습니다. 문제는 정작 본인이 남긴 것이 무엇인지 물으면 답이 궁하다는 데 있습니다. 메마른 땅은 아무리 적셔도 티가 잘 나지 않습니다. 이 사주가 애쓴 만큼 인정을 못 받는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타고난 기질

계미일주는 다정합니다. 남의 사정을 듣고 그냥 넘기지 못하고, 자기 일을 미뤄서라도 그 사람의 급한 것을 먼저 처리해 줍니다. 이 성정 덕에 이 사람 주변에는 늘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눈치가 빠릅니다. 상대의 표정이 조금만 흐려져도 알아채고 먼저 물어봅니다. 그런데 자기 표정이 흐려졌을 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습니다. 괜찮으냐고 물어봐 주기를 기다리면서도 정작 물어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합니다. 섭섭함이 오래갑니다. 겉으로는 다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마음 한 칸에 그 장면을 접어 둡니다. 몇 년치가 쌓이면 사람을 조용히 끊어 내는데, 상대는 이유를 끝내 모릅니다. 성실합니다. 맡은 것을 대충 하는 법이 없어서 어디를 가나 일을 더 받습니다.

배우자궁과 인연

일지의 미(未)는 온순하고 정이 많은 자리이면서 나를 마르게 하는 흙이기도 합니다. 계미일주는 돌봐 주고 싶은 사람에게 마음이 갑니다. 기대는 상대를 만나면 힘들다고 하면서도 끝내 놓지 못하는데, 이 일주의 인연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장면입니다. 한쪽만 주는 관계가 십 년을 넘어가면 남는 것은 애정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내가 없는 날에도 저 사람이 스스로 설 수 있는지 한 번은 확인하십시오. 반대로 이 사주를 알아보고 챙겨 주는 상대를 만나면 삶이 눈에 띄게 안정됩니다. 자기가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불편해하지만 그 불편함을 견디는 것이 숙제입니다. 인연은 일이나 봉사, 소개로 그리고 늦여름에 닿기 쉽습니다.

재물과 직업

계미일주의 돈은 정성에서 나옵니다. 이 사람이 손댄 일은 마감이 다르고 그 차이를 알아본 사람들이 다시 찾아옵니다. 간호와 요양, 상담과 교육, 미용과 서비스, 식품과 요리, 그리고 오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관리직이 이 사주의 밭입니다. 큰돈이 한 번에 들어오는 사주는 아닙니다. 대신 끊기지 않습니다. 조심할 것은 값을 못 받는 구조입니다. 이 일주는 정으로 일을 받고 정으로 깎아 주다가 연차가 쌓여도 수입이 그대로인 상태로 십 년을 보냅니다. 기준표를 만들어 두고 그것을 보여 주며 이야기하십시오. 말로 하면 흔들리지만 종이로 보여 주면 이 사주도 상대도 편해집니다.

조심할 것

가는 비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계미일주는 체력과 마음의 총량이 넉넉한 사주가 아닙니다. 그런데 쓰는 곳은 많아서, 어느 시점부터 이유 없이 지치고 아무 의욕이 없는 상태가 옵니다. 게으름이 아니라 고갈이니 자책하지 말고 쉬십시오. 건강으로는 신장과 방광, 위장, 그리고 여성의 경우 냉증과 부인과 계통에 유의해야 합니다. 몸이 차가워지면 이 사주는 회복이 유난히 느립니다. 또 하나, 이 사람은 거절을 미룹니다. 싫다고 말하지 못해 답을 안 하고 있다가 상대가 기다리다 지치는 방식으로 관계가 상합니다. 못 하겠으면 그날 안에 짧게 말하는 편이 서로에게 낫습니다.

계미일주로 잘 사는 요령

첫째, 도움을 받는 연습을 하십시오. 주기만 하는 관계는 결국 한쪽이 무너집니다. 둘째, 값과 조건을 종이에 적어 두십시오. 말로 협상하면 이 사주는 매번 집니다. 셋째, 몸을 데우십시오. 따뜻한 물과 온욕, 그리고 충분한 잠이 이 일주에게는 회복 그 자체입니다. 넷째, 개운색으로는 검정과 짙은 회색이 힘이 되고, 북쪽에 자리를 두면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다섯째, 한 해에 하나는 오직 나를 위한 것을 하십시오. 남을 적시는 일만 하다 보면 이 사주는 자기가 무엇을 좋아했는지도 잊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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